시황

한국은행은 왜 도비시한 금리인상을 하였을까

무임금 2023. 1. 19. 10:54

23년 1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0%로 종전에 비해 25bp를 인상하였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과의 7일물 RP거래에 사용되는 금리이며,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의 만기는 이보다는 이보다는 길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채권시장 금리라고하면 3년만기 혹은 10년만기 국고채 금리를 기준으로 한다. 경제적으로 특별한 쇼크나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중앙은행은 일정부분 기준금리 향방에 대한 가이던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때문에 중장기물 금리는 기준금리의 향방을 선반영하기도 한다.

 

 

중장기 채권금리는 기준금리를 하회하며 큰 폭 하락

채권시장에서 거래를 하지 않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선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여러가지 접근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간구조의 차이가 반영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향후에는 기준금리를 내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의도적인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유도

과거에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방향이 다르게 움직였던 경우는 많았다.

다만,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그리고 외신기자간담회 등을 통해서 이루어진 가이던스는 과거와는 차이가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내려가는 폭은 당분간 제약적일 것'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론적으로는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기간구조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국가는 많지 않다.

2023년 1월 현재를 기준으로 기준금리와 중장기 금리와 역전이 이루어진 대표적인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미국과 뉴질랜드가 대표적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에 대한 가이던스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포워드 가이던스에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이들 두 국가는 점도표 형태로 정확한 값을 제시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을 이를 참고하고 신뢰하면서 장기채권의 프리미엄이 부각되지 않고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과거에 명확한 금리가이던스가 없었다. 따라서 금리인하기라고 하더라도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일시적인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점도표 정도의 명확한 가이던스는 없었지만,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가이던스는 명확했으며 장단기금리 역전현상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였다.

 

 

가계부채 및 기업신용위험을 위한 방안

일부에서는 의미없게 통화정책의 카드를 낭비하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할 수 있는 나름의 합리적인 처방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의 증가를 억제하면서 기업의 신용위험을 줄이는 방안이 되기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일관적으로 한국의 가계부채의 조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다. 디레버리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견지하고 있다. 물가에 대한 경계감도 이전보다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여전하다. 이미 잘 알려진 것과 같이 한국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단기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부 부채이다. 이번 금리인상을 통해서 여전히 개인들의 예금이나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PF ABCP에서 시작된 기업들의 신용위험은 22년도 말에 비해서는 상당히 완화되었다. 중장기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채권발행도 무난하게 소화되고 있다. 채권발행은 대부분 2년 이상의 만기로 이루어지므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지속된다는 것은 기업들의 발행여건이 우호적일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국내 통화정책은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갈 것

금통위원 6명중에서 3명은 최종금리를 3.50%로, 3명은 3.75%로 의견을 내고있는 상황이다. 정책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이창용총재도 인상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두는 발언을 하고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금융시장이 추가 인상을 전망하고 있지는 않는듯하다. 경제지표는 대체로 둔화되고 있으며, CPI로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향후 상황이 크게 변화하였을때를 대비한 면피성 발언에 가깝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23년말 25bp정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의 포워드금리는 동결을 반영하고 있다. 적어도 당분간은 정책금리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