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2024년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무임금 2024. 8. 23. 10:28

1.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최장기간 동결하였다..

 

2024.08.22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3.50%로 기존의 값을 유지하였다.

7일물 RP 금리를 기준금리로 설정한 이후(2008.02) 최장기간 동결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이자율을 가지고 거래를 하고 프라이싱을 하는 채권시장에서도 대체로 동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일부 인하 의견이 있었으나 다수 의견은 아니었다.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금통위원은 4명으로 기존 2명에서 증가했다.

연내 인하가능성은 거의 확실하고 10월에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재의 멘트를 종합해보면 10월도 동결하고 11월에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2.장기간 긴축적인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최근(30년 내외의 시계) 사례들과 비교하였을 때 이례적인 경우이다.

 

과거 동결기간이 길었던 시기는 대체로 1년 5개월 이내였다. 단순히 비교하면 이제 기준금리를 변경할만한 시점인 것이다.

(2009.02~2010.07 : 리먼사태 이후 금리 인하 이후),

(2016.06~2017.11 : 유럽재정 위기로 금리 인하 이후),

(2020.05~2021.08 : 코로나위기로 금리 인하 이후)

다만, 세 시기 모두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라는 공통점이 있다.

 

2000~2010년대에는 글로벌리 물가가 하락하였는데, 이로 인해서 추세적으로 금리는 하락하였다.

원인은 여러가지 것들이 있지만 국제무역이 활성화되고 중국의 제조업이 발전하였던 것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시기에는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경제여건상 필요했기 때문에 장기간 완화정책을 유지하였고,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재차 기준금리를 인하하였다.

 

3.기준금리를 동결한 주된 논거는 가계부채 문제였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이후 하락하던 아파트가격이(2021.10부근 고점) 조정을 받은 이후 하락세를 멈춘 이 후 큰 변동이 없었는데(2023.10 부근) 최근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2024.06부터)

공급여건이나 소득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테지만, 표면적으로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미루면서 촉발된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reb.or.kr)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부동산 통계, 지가, 월세, 전세, 매매 가격 동향 안내.

www.reb.or.kr

 

금통위에서 꾸준히 말해왔지만 자산 가격의 상승 자체가 금통위의 의사결정에 영향은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자산들과는 다르게 부동산의 가격상승은 부채의 증가를 동반하기때문에, 금융안정 측면에서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창용 총재는 부임 초기부터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가계부채에 대한 공식적인 데이터는 한국은행에서 제공을 한다.

월별로 은행대출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xxxx년 xx월 금융시장 동향), 분기별로는 비은행까지 포함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xxxx년 xx분기 가계신용)

2024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 | 월중 금융시장동향(상세) | 금융시장 | 업무별 정보 | 뉴스/자료 | 한국은행 홈페이지 (bok.or.kr)

 

2024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 | 월중 금융시장동향(상세) | 금융시장 | 업무별 정보 | 뉴스/자료 |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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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4분기중 가계신용(잠정) | 통계 보도자료(상세) | 보도자료 | 뉴스 및 의사록 | 뉴스/자료 | 한국은행 홈페이지 (bok.or.kr)

 

2024년 2/4분기중 가계신용(잠정) | 통계 보도자료(상세) | 보도자료 | 뉴스 및 의사록 | 뉴스/자료 |

□ 2024년 2/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96.2조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8조원 증가   o 가계대출 잔액은 1,780.0조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5조원 증가, 판매신용 잔액은 116.2조원으로 0.3조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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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주된 논거는 민간소비의 부진이다.

 

상반기에 민간소비지출의 전년비 증가율은 1.0%에 그쳤다.

2023년에는 전년비 1.8%의 상승률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실제로 부진하긴 하다. 

코로나 시기와 펜트업소비 시기를 제외하면 최근 10년 평균은 2%대인데 추세에 비해서도 확실히 약하긴 하다.

 

파란실선 : 민간소비지출(좌측) / 검은색점선 : 민간소비지출(yoy,우측)

 

 

속보성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관찰된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보면 2022년 이후고 크게 변화가 없다.

Nowcast 지표 (kostat.go.kr)

 

이러한 점을 들어서 여러 기관에서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KDI를 들 수 있는데, 특정 시기까지 언급하면서 인하를 재촉하였다.

다만, 과거부터 KDI는 금리에 대해서는 하향 편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할 필요는 있다.

KDI “고금리에 성장률 2.5%로 낮춰…이달이라도 기준금리 인하해야”|동아일보 (donga.com)

 

KDI “고금리에 성장률 2.5%로 낮춰…이달이라도 기준금리 인하해야”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1%포인트(p) 낮춘 2.5%로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에 대한 긍정신호에도 고금리 기조로 민간…

www.donga.com

 

최근에는 정부여당 측에서 금리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기준금리에 대한 논평은 과거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일종의 성역으로 여겨졌는데 최근에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역시나 주된 논거는 민간소비 등 내수이다.

대통령실, 한은 금리 동결에 "내수 측면에서 아쉽다" < 채권/외환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대통령실, 한은 금리 동결에 "내수 측면에서 아쉽다" - 연합인포맥스

대통령실은 22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것과 관련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한은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

news.einfomax.co.kr

 

 

5.기준금리 인하가 내수 개선에 충분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5가지가 있다.

(금리경로 / 자산가격경로 / 신용경로 / 환율경로 / 기대경로)

 

과거 인하기를 보면 5가지의 경로가 모두 작동하는 방향으로 유도를 하였으나, 최근에는 여건이 달라졌다.

1)자산가격 경로가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들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부채를 늘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이를 고려하면 자산가격이(부동산) 상승하지 않도록 해야하고 그러한 미세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DSR인데 이보다 강화된 조치도 추가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2)신용경로가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 자산가격경로와 동일한 이유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곧 인하할 것이란 시그널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대출에 대한 태도를 소극적으로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3) 환율경로가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 이미 환율은 과거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오히려 현재 수준에서는 환율이 더 오르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기준금리 하향을 통해서 원화의 약세압력을 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대외여건을 보면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약간의 여유는 있으나 적극적으로 추구하기는 어려운 경로이다.

4) 기대경로가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 여전히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은의 목표치를 소폭이나마 상회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더 높인다는 것은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와 상이하다.

5) 금리경로는 일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가계와 기업의 대출 및 예금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인데, 다른 경로들과는 달리 일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약적인 수준이다.

가계의 예금 금리를 낮춰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형태는 폭이 크지 않다. 이미 대부분의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수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가계의 대출 금리를 낮춰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형태는 일부만 효과가 있다. 적어도 신규 대출은 막힌 상태에서 이미 부채를 보유 중인 가계에 대해서만 이자부담 효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약 2400조원 전체가 변동금리 대출이라고 가정하였을 때, 25bp 인하로 인한 연이자 부담의 변화는 6조 원 수준이다. 적지는 않지만 크다고 볼 수도 없다.

기업의 예금과 대출에 미치는 영향이 그나마 가장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소규모 비제조업 업종에 대해서는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폐업률 등 우려가 있는 업종이므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당연히 한계기업 이슈가 함께 하긴 할 것 같다)

 

SNU Open Repository and Archive: 통화정책이 설비투자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SNU Open Repository and Archive: 통화정책이 설비투자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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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 | 목표 및 운영체계 | 통화정책 | 정책/업무 | 한국은행 홈페이지 (bok.or.kr)

 

|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 | 목표 및 운영체계 | 통화정책 | 정책/업무 | 한국은행 홈페이지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경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파급경로는 길고 복잡하며 경제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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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 통화당국은 정책을 시행하기 전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

올해 내수가 부진하긴 하지만 수출호조로 연간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2%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대체로 2%를 초과하는 성장이 예상되고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 부근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명목중립금리의 추정치 2.5%~2.75%를 고려하면 현재의 금리 수준이 과도하게 긴축적인 것으로도 볼 수 없다.

작년과 올해 초에는 통화량 증가를 근거로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다수 존재했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지만(6개월~18개월 정도로 추정) 여전히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금통위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도 금통위가 급하게 인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처럼, 현재는 어느 방향으로든 통화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정당화할 수 있는 시기이다. 결국 통화당국의 의지의 영역인 것으로 보인다.

 

7.중장기적인 기준금리 수준은 불확실성이 높다.

전일 금통위에서 총재는 중립금리와 관련하여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였다.

지난 5월 한국은행 컨퍼런스에서 총재는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도 이론적으로는 존재한다는 식으로만 말을 하고 추가적인 말은 아꼈었다.

이번에는 이를 보다 구체화하였는데,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하기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 금융기관들의 추정치는 2.50%~2.75% 수준인데,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2.75%~3.00% 수준에서 마무리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경제의 위기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하다.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중립적인 기준금리가 아닌 완화적인 수준까지 인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구조적인 문제도 이제는 주목해야 될 시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막연하게 우려하던 인구문제가 이제는 현실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는데 고용인구가 상당히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고용을 유지하더라도 상당히 낮은 소득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경제의 활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요약

1.가계부채 우려로 기준금리 동결. 올해중에 1번은 할 듯.

2.소비부진을 근거로 인하 주장하지만, 부채를 늘리지 않는다면 인하효과는 크지 않음

3.부채 문제를 생각하면 이번 인하기에서 금리 인하의 횟수나 폭은 작을 듯